서른 즈음에

매일 이별하며 살고 있구나,


김광석의 서른 즈음에는 이런 가사로 끝이 납니다. 교복을 입던 때부터 많이 듣고 많이 불렀던 노래인데, 노래를 끝맺는 이 가사의 의미는 정말 서른 즈음이 된 이제서야 조금씩 느껴집니다. 김광석님이 이 노래를 부르던 1990년대의 서른과 2020년대 서른의 무게는 많이 달라졌지만, 시대를 막론하고 서른 즈음에 있는 많은 사람들이 이 노래에서 느끼는 것이 많기에 시대를 관통하는 명곡이 아닌가 생각합니다.


2011년에 대학교에 입학했으니 벌써 10년이 지났습니다. 얼마 지나지 않았다고 생각했는데 벌써 10년입니다. 10년이라고 하니 이제는 정말 돌아갈 수 없는 선을 넘어버린 것 같아 문득 마음이 먹먹합니다. 여태까지는 얼마 지나지 않았으니까 돌아갈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불가능을 기대하며 살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.


오늘은 반짝반짝 빛나던, 젊다 못해 어렸던 그 때로 돌아갈 수 있다는 기대와 이별했습니다. 이별한다는 건, 많은 것들을 포기한다는 의미 같습니다. 다음 날 출근을 위해서 친구들과 밤새 마시는 술을 포기해야 하고, 뒤쳐지지 않기 위해서 주말 시간을 포기하고 공부를 해야하는 그런 나이가 어느새 되어버렸습니다. 인생에서 즐겁고 때로는 나태할 수 있었던 것들을 떨쳐내야 하는, 서른은 그런 나이인 것 같습니다.